[인터뷰] 공동체성을 담은 주거운동의 확산을 위해 (오늘공동체)

❝2021년 11월, 터무늬있는집의 누적출자액이 8억을 달성했습니다. 8억 달성의 주인공은 도봉구의 안골이라는 곳에서 약 100명이 함께 모여 사는 ‘오늘공동체’였습니다. 오늘공동체는 도봉구에서 주택협동조합 방식으로 공동체 주택을 지어 대안적인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곳입니다.

 

2021년 신규 출자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오늘공동체였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동체 주택 가운데 한 곳인 오늘공동체가 자신의 바운더리를 넘어 청년 주거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출자까지 한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는 오늘공동체 내부에 자리한 카페에서 진행했습니다. 도봉산 밑자락에 위치한 오늘공동체는 여기가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공동체 내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북적거리는 소리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평화로운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인터뷰는 2022년 1월 10일에 오늘공동체 내부에 자리한 카페에서 진행했으며, 터무늬제작소의 김수동 소장님이 질문하고, 오늘공동체의 박민수 대표님이 답을 해주셨습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윤아 팀장이 정리에 도움을 주었습니다.❞(글_성승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공동체의 박민수 대표입니다. 처음에는 교회를 설립해서 종교 모임을 이끌어오다, 종교 안에서 공동체를 발견하고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정한뒤 공동체를 꾸려서 사람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지 약 10년 정도 됐습니다.

 

Q. 오늘공동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처음 시작은 종교 모임이었습니다. 종교의 본질이 무엇일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후 방향을 종교에서 공동체로 전환했습니다. 공동체 주택 주변에 사는 사람을 포함해서 구성원은 대략 100명 정도 됩니다. 

 

10년 전부터 생활공동체를 꾸려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5년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다가 5년 차 되어서 땅을 매입했습니다. 이후 2년의 건축 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공동체 멤버의 일부인 50명 정도가 생활공동체 공간인 공동체 주택에 입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나머지 50명 정도는 공동체 주택 인근의 주택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마을 형태로 공동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 주택이 마을 회관이고, 인근에서 거주하는 공동체 멤버들이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은혜공동체’라는 이름을 썼었는데, 2021년에 저희가 지향하는 바인 ‘죽어서의 천국이 아니라 오늘 여기서 천국의 삶을 살자’를 이름에도 담자는 차원에서 오늘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습니다. 

 

Q. 지역사회와 오늘공동체 사이에 교류가 많이 있나요?
처음 이사할 때 종교 모임이 온다고 일부 주민들이 극렬히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에서 공동체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 이후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동해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지역에서 활동할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봉구 주민자치회가 지금 2기인데 1기부터 참여하고 있고, 이외에도 지역사회 활동
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도 공동체 주택에 살고 계신가요?
저도 공동체 주택에 살고 싶었는데 수용 인원 대비 신청자가 많아서 제가 막차를 타겠다고 결정하고 밖에 살게 됐습니다.

 

신청자가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공동체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의 밀도가 상당히 높을 거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만큼 공동체 주택 밖에 사는 분들이 소외를 느끼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공동체 주택에 사는 50명이 끈끈하게 한가족처럼 살아가면 이 안이 행복한 만큼 밖에서 느끼는 소외감도 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리더가 밖에 있어야 그 소외감을 계속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Q. 다른 공동체 주택과 비교했을 때 오늘공동체만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는 오늘공동체는 공동체를 위해서 모인 집단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공동체는 종교를 기반으로 모였고, 같이 공부하면서 공동체를 발견했습니다. 공동체를 일구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를 대략 10년 정도 같이 공부하면서 마음을 모아오다가 어느 시점이 돼서 공동체 주택을 짓고 살게 되었습니다. 이런 면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보통의 공동체 주택은 누군가가 공동체 주택이라는 사업을 시작해서 같이 살 사람을 공개 모집해서 입주하거나, 혹은 설계 과정부터 함께 참여해서 살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공동체 주택을 짓기 훨씬 이전부터 같이 공동체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필요에 의해 공동체 주택을 짓게 된 겁니다.

 

이렇게 마음을 맞춰온 시기가 길다 보니 문턱이 아주 낮은데, 50명이 거의 대문 하나 두고 살아가는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김수동 : 일반적인 공동체 주택은 입주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독립적인 생활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나도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공동체는 공동체 주택을 짓기 이전부터 공동체적인 삶을 축적해 온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정말 크고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주택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습니다.

 

Q. 오늘공동체에는 씨족, 부족과 같은 개념이 있다던데 어떤 건가요?
40평짜리 아파트라고 가정했을 때 대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면 방이 4개죠. 그 집에 자녀가 없는 부부 4세대가 한 공간에 사는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자녀가 있다면 두 세대가 하나의 아파트에 같이 살 수도 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라면 부모님 세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아들 부부와 손자까지 있는 경우라면 두 세대가 한 대문 안에 같이 사는 그런 형태가 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씨족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는 그 씨족을 떠나서 사회적 가족으로서 하나의 대문 안에 두 세대 혹은 세 세대 같이 사는 형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공동체 주택에 10세대가 10개의 대문을 가지고 사는 것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 주택 밖에서 사는 분들도 이런 형태로 많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는 부부가 단독 세대로 살다가 조금 더 넓은 집을 얻어서 싱글 여성 한 명, 싱글 남성 한 명과 함께 하나의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오늘공동체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급진적이고, 과한 말로는 좀 경악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내 사적인 공간에 우리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설사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이 산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Q. 오늘공동체가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 다른 공동체가 있나요?
15년 전쯤에 우연히 인천 검암동에 있는 청년 공동체인 ‘우동사’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거기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세대 장벽을 넘어선 공동체였습니다.

 

우동사의 최초 시작은 싱글 청년들이었습니다. 한 집에서 셰어하우스 형태로 살다가 구성원 사이에서 신혼부부가 생긴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다른 집에 나가 살지 않고 셰어하우스 내의 한 방에서 신혼집을 차려 살면서 애도 낳았습니다. 자녀가 생기면 당연히 독립할 거로 생각했는데, 기존 구성원 사이에서 이미 형성된 관계망이 있다 보니 독립을 하지 않고 계속 공동체 생활을 이어간 겁니다.

 

기존에 살고 있던 싱글들과 신혼부부가 함께 한 아이를 키워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우리도 저런 공동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로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꼭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5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누군가가 해보겠다고 제안해서 세 개의 모임이 실험적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곳은 실패하고 두 곳은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이 기반이 되어 50명으로 더욱 확장된 시도를 하게 된 겁니다.

 

Q. 그럼 이러한 실험이 부족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한 건가요?
그렇습니다. 저희는 가족을 혈연을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과 삶의 형태에 따라 새롭게 구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청년기가 되면 자기가 같이 살 가족을 선택할 권리를 줍니다. 대부분 자기 부모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소셜패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공동체 주택 안에는 4개의 부족이 있고, 바깥에 사는 사람들도 별도의 부족이 있어 모두 합치면 총 7개의 부족이 있습니다. 부족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삶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묶여서 만들어진 겁니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부들이 같이 모여 한 부족을 이루고, 한부모 가족의 엄마들이 함께 모여 한 부족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이 같이 모여 한 부족을 이루는 식으로 삶의 형태에 따라 부족이 만들어졌습니다.

 

Q.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저희도 갈등 문제를 공동체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지, 그리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초기부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만의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고, 실제로 갈등이 많이 줄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갈등 없이 사는 방법에 대해서 같이 배우는 1년 과정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 오랜 기간 공부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저희 나름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I) 메시지나 비폭력 대화와 같이 대화 시에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대화법을 강조합니다.

 

저희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멘토-멘티 제도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멘토와 멘티가 짝지어지고, 모든 구성원이 멘토와 멘티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누군가의 멘토인 동시에 또 누군가의 멘티가 되는 식인 거죠.

 

공동체 생활 속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멘토와 상의합니다. 멘티와 멘티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1차로는 당사자끼리 먼저 해결하지만, 당사자 사이에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두 멘티의 멘토가 이야기를 나눈 후 각자의 멘티에게 어드바이스를 줍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네 명이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최후에는 제가 네 명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해결합니다.

 

요즘에는 다섯 명이 모여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멘토 시스템을 통해 갈등의 많은 부분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Q. 오늘공동체 구성원은 개인소득의 일부를 공동기금으로 납부한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는 건가요?
우선, 공동체 운영을 위해 개인 소득의 10%를 공동체 기금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공동체 운영 이외에도 공동체가 필요한 사업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공동체 기금과는 별도로 공동체 내의 복지 영역에 사용하는 복지 기금이 있어서 개인 소득의 10%를 따로 모으고 있습니다. 복지 기금은 개인의 의료비를 지원하거나 자진 퇴사하여 실업수당을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활동비를 지원하기도 하고, 현재는 대상자가 없지만, 퇴직 이후 생활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일종의 노후연금처럼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4%는 대외협력 기금으로 모아서 연대사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부에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이 있을 때 사용하는 기금으로 이번에 터무늬있는집 출자도 이 기금에서 사용한 겁니다.

 

이렇게 개인 소득의 약 25%를 기금으로 모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본인 수입의 25%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목표는 북유럽 국가처럼 개인 소득의 50% 정도를 모아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동체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Q.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려면 공동체 안에 높은 신뢰 관계가 필수일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구성원 간에 신뢰가 없으면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기가 어렵죠. 아직은 저희 구성원 간에 신뢰가 있어서 그런지 가능하면 더 늘려가고 싶어 하지 줄여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운영한 지 7년 정도 됐는데, 전과 후는 삶의 수준 면에서 천지개벽이라고 할 만큼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Q. 공동기금 이외에 또 공동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은 또 무엇이 있나요?
창업 사업을 몇 개 하고 있는데, 두 가지 이유로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실업을 당한 분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갑질이 심한 직장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경우 창업 자금을 거의 100%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섯 곳의 창업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삶의 질적인 변화가 컸다고 말씀드렸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불안’입니다. 불안이 사라지면 삶의 행복 지수가 높아집니다. 이전에도 서로 친하긴 했지만, 삶의 안전망이 없다 보니 항상 개인이 미래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공동체적인 안전망이 있어서 개인이 아니라 모두가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0대가 되면 노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니까 사람들의 대화가 언제나 노후로 흘러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대화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나의 운명 공동체처럼 살아가고 있다 보니 누군가가 안정적인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면 나도 똑같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 겁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면 박수를 쳐줍니다. 저 삼촌이 좋은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 오면 결국 우리 모두의 생활이 탄탄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비교하거나 이런 게 전혀 없습니다. 누군가 잘 되면 정말 내 일처럼 기뻐하는 겁니다. 그동안 보조 작가로 일하다 얼마 전에 메인 작가가 된 멤버가 있는데, 연봉이 올랐다고 모두가 기뻐했어요. 그 친구가 잘 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입이 많아지면 그 수입의 일부가 모두의 것이 되기 때문에 기쁘기도 한 겁니다.

 

이런 게 바로 공동체가 주는 안정감인 동시에 행복감인 것 같습니다.

 

Q. 대화 주제를 조금 바꿔서 공동체에 청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요즘 청년세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먼저, 풍요 속의 빈곤을 늘 느끼며 살아가는 세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부유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빈곤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세대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딸이 지금 대학생인데, 대학을 졸업하면 이제 앞날이 깜깜해진다는 말이 있죠. 취업에 대한 불안함이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그렇고, 딸에게도 그렇습니다. 가장 부유한 시대에 삶에 대한 걱정이 이렇게 크다는 게 정말 딜레마입니다. 사회 전체의 문제인데 누구도 쉽게 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엄청난 기업이 이렇게 많은데, 취업 문은 계속 좁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했을 때만 해도 현재 국력의 10분의 1도 안됐고, 기업도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그때는 취업 걱정을 별로 안 했습니다. 굵직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낙수효과가 있으니까 이제는 삶에 대한 걱정이 없이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졌어요.

 

또 하나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불안을 너무 과도하게 부채질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20대가 가장 불행한 세대라는 식으로 과하게 몰아가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불안한 세대인데 그 불안을 계속 증폭시키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Q. 오늘공동체 내부에 있는 청년들과 외부에 있는 청년들은 차이가 좀 있나요?
저희 공동체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불안함이 크지 않은데, 그건 아마도 공동체라고 하는 뒷배(?)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누군가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공동체에서 다 후원해 주고, 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공동체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세워줍니다. 그래서 대부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만 찾으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Q. 터무늬있는집 관련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출자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일단, 김수동 소장님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공동체 주택 확산과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존경심이 우러났습니다. 이런 일에 내가 뛰어들 수 없으니 누군가가 대신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응원하고, 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터무늬있는집의 사업 내용을 보면 청년 주거문제를 공동체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려 하는 것을 보면 공동체 확산이라는 부분에서 저희 공동체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공동체는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체 운동이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주거문제에 있어서도 공동체성을 담지한 주거모델이 계속 확산하여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터무늬있는집은 저희 공동체와 상당히 코드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공동체 주택 살이를 먼저 하고 계시는 선배 입장에서 터무늬있는집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인생을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딱 하나 있다면 청년 시절에 공동체 살이를 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터무늬있는집을 통해 청년 때부터 공동체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터무늬있는집이라는 공동체 생활의 경험을 앞으로 더 알차고 내실 있게 만들어서 또 다른 공동체적인 삶으로 이어나가 주시면 그게 저희에게는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도 너무 잘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더 잘되도록 터무늬있는집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터무의있는집 사업이 계속 확대되서 더 많은 청년이 이런 좋은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강한 바람이 있습니다.

 

정리 _ 이윤아, 성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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