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다! (정지연출자자)

 

도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브리크매거진(Brique Magazine)’의 대표인 정지연 출자자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매거진을 만든 이야기를 시작으로 도시와 공간, 사람,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출자자님만의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와 출자자 관점에서 바라본 터무늬있는집에 관한 솔직 담백한 제언, 응원, 찐 애정을 듣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는 2022년 8월 5일(금) 성수헤이그라운드 브리크매거진에서 진행했으며, 김수동 소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글_이영림)

 

 

출자자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지연)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는 브리크매거진의 대표 정지연입니다.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지연) 저는 인문사회학 분야 미디어 전공이에요. 브리크 매거진을 만들기 전 신문사 기자로 있을 때에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사회와 사람,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고민하고 찾아서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김수동) 신문 기자 생활을 하셨군요. 콘텐츠 제작자로 나서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 같은데요. 특히 비전공자가 건축이라는 상당히 전문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고 계시잖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어릴 적 경험과 사람에 관한 관심으로 만들게 된 콘텐츠

 

(정지연) 글쎄요…. 계획대로 했다기 보다는 운명이구나 하고 달려왔던 거 같아요. ㅎㅎ

 

아주 어릴 적부터 생각해보면 저는 많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글을 쓰는 문인을 꿈꾸던 소녀였어요. 어린 시절 부모님 일 때문에 이사를 무척 많이 다녔어요. 통영, 진주, 울산 등으로요. 그래서 물리적 환경의 변화를 많이 겪었죠. 생각해보면 화장실도 없는 집도 있었는데, 그런 동네와 분위기 속에 느껴왔던 저만의 감수성이 있었죠.

 

여고 때는 독서반, 문예반을 하며 다큐멘터리 시나리오를 썼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기록하고 남기는 걸 좋아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다큐멘터리 PD를 하려고 신방과를 갔었고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상업적인 일이라 이상과는 달랐어요.

 

 

정보통신 분야 신문 기자 활동을 하며 더욱 주목하게 된 건, 사람

 

(정지연) 이후 정보통신 분야에서 신문 기자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PC통신 시절에 입사하고, 스마트폰 시절에 퇴사하며 마쳤어요. 그만큼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 한가운데 있었달까요. 그 속에서 기술이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에 주목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의 발달이 빠를수록 양극화가 더 커지는 걸 목격했어요.

 

한번은 기자 생활 중에 국책연구원에 계시는 박사님을 만났는데 그분이 제게 진짜 좋은 기술은 빠르거나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유익한 적정기술이라고 말씀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브리크매거진도 적정기술과 닮아있어요.

크고 멋있는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적정 건축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삶을 함께 담아내는 거죠.

 

 

정보의 변화와 인구변화에 주목

 

(김수동) 브리크매거진이 지금은 틀을 갖춘 콘텐츠이지만 도시, 사람, 생활양식을 콘텐츠로 풀어내고 사업을 추진할 때는 특히 주목하셨던 지점이 있었을 거 같은데요. 어디서 인사이트를 얻으셨나요?

 

(정지연) 제가 주목한 건 두 가지였어요. 인구 구조의 변화와 미디어의 변화, 또 하나는 인구 구조의 변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주거의 형태 등 공간의 변화가 커질 것이라는 것이에요. 즉, 젊은층이나 노년층이나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에도 공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그런 변화와 시도들을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두 번째는 현대사회는 정보를 독점해서 공급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 그 정보를 잘 모으고 어떻게 잘 정리해 전달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종이책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SNS 등 다양한 채널을 운용했어요.

 

 

적정한 집에 대하여

 

(이영림) 적정한 집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어요.

 

(정지연) 사실 처음에는 라이프스타일이 멋있거나, 멋있는 집에 주목하기도 했어요. 만들다 보니 전원주택을 멋있게 지어 100세까지 산다는 게 과연 모두에게 가능한 걸까 자문하게 됐어요. 이후 개편을 거치며 전원 속에서 집짓기가 아니라 도시에서 적정한 집, 적정 건축, 사회와 삶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콘텐츠를 만드는 쪽으로 집중하게 됐어요.

 

(김수동) 창업 이후 5년간 대략 20권 정도의 책을 만드셨네요. 그중 브리크매거진은 12권이고. 주제를 보니 이를 한데 모아 한 권의 책을 써도 과거와 현재의 흐름이 쭉 나오겠어요. 듣다 보니 대표님의 그간 업력과 경험이 축적된 게 브리크매거진으로 나온 거네요.

 

(정지연) 쉽지는 않았어요. 특히 뭘 해야 할지 선택해야 했던 순간이 있었고요. 부동산 정보, 자재 정보를 담아낼 것이냐, 멋있는 전원주택을 보여줄 것이냐, 아파트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등등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저한테 맞고 독자가 원하는 게 무얼까 고민하다 보니 도시, (적정) 공간, 사람,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지금의 형태를 갖췄네요. 제가 건축가가 아니니 건축가들이 만든 사례를 가지고 다양성, 특히 도시라는 환경에서 주거의 다양성을 풀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브리크매거진은 Near my home이나 Stay here과 같이 테마를 잡아 기획특집을 담아낸다.

 

 

터무늬있는집에 출자하게 된 계기

 

(정지연) 여윳돈이 많아 출자한 건 아니고요 ^^; 사실 터무늬있는집의 프로세스가 궁금해 출자하게 되었어요. 터무늬있는집 이야기를 듣고 브리크매거진과의 협력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 브리크가 미디어로서 좀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고요. 우리 독자들이 터무늬있는집과 같은 데에 관심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에 더해 터무늬있는집 참여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김수동) 향후에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서로 모색해보면 좋겠네요. 요즘 터무늬있는집은 출자 운동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기예요. 지금 터무늬있는집은 사실상 무이자 약정 대여 방식인데요, 고금리까지는 어렵겠지만 은행 정기예금 금리 정도의 이자 보상을 한다면 출자 운동은 더 확산될 수 있을까, 출자자분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물어보고 있어요. 출자자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지연) 글쎄요. 사람마다 동기는 다르겠지만 저는 오히려 터무늬있는집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브리크매거진 독자들과 터무늬있는집 출자자들이 일정 부분 유사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금전적 이익보다는 가치 투자와 정보 욕구로 참여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요. 터무늬있는집도 출자자들은 투자의 관점보다는 이 일이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내가 투자한 가치에 대한 자부심 같은 걸 기대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지연 출자님이 터무늬있는집에 기대하는 바

 

(정지연) 저는 터무늬있는집이 양적 확대에 집중해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보다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 공유하고, 그 가치를 전파하는데 집중하면 좋겠어요. 그랬을 때 기존 출자자들이 또 다른 분들을 소개하지 않을까 싶어요.

 

출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터무늬있는집이 얼만큼의 수익을 준다, 호수를 많이 늘렸다 등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터무늬있는집이라는 게 있는데, 이 청년 주택은 이런 방법으로 주거 문제를 접근하고 있고, 이러저러한 사례들이 있어. 여기에 가면 실제로 현재 청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대안적인 모델을 함께 찾고, 논의할 수도 있어. 뭐 이런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해 보이는데요.

 

브리크매거진도 똑같아요. “브리크매거진을 무엇 때문에 보시나요?”라고 누가 물어봤을 때 “내가 관심 갖고 있는 사회의 방향, 관점들을 브리크를 통해 만날 수 있어”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담아내는지 증명할 때 투자가 일어나고 지속가능한 움직임이 일어나는 거 같아요.

 

(김수동) 아! 정말 저한테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이야기네요. 정지연 대표님이 출자자로 참여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꼭 만나 뵙고 싶었어요. ^^ 끝으로 터무늬있는집 식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정지연) 음… 저는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지금 보는 게 다가 아닐 수 있다”는 건데요. 이게 어떤 의미냐면, 우리가 살다 보면 어떨 때는 정말 당장 죽을 듯 힘들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내가 진짜 잘 나간다고 생각이 들어 자신감에 찰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꼭 그렇게 힘들어할 필요도 없고, 세상 다 가진 것만큼 자만해서도 안된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 순간이 지나가면 참 다양한 게 존재해 있더라는 말을 터무늬있는집에 참여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특히 전하고 싶네요. 소중한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 _ 이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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