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터무늬있는집에 출자하는 회사(주식회사 마을무지개)

 

주식회사 마을무지개의 전명순 대표님은 터무늬있는집 전도사입니다. 대표님 본인이 먼저 출자자가 되셨고, 직원들에게 터무늬있는집을 홍보해서 직원인 최초초님이 또 출자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명의로 출자를 또 하셨습니다.

 

마을무지개는 앞으로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1백만 원씩 터무늬있는집에 출자를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회사가 잘 될수록 가치 있는 곳에 돈을 쓰는 이런 좋은 회사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마을무지개가 출자를 할 때마다 마을무지개의 사업이 잘되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 기분이 두 배로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회사도 이런 식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결혼 이주 여성의 다문화 교육 회사로 시작해 식당, 케이터링, 도시락 사업까지 사업 아이템을 다변화한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한 사회적 기업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여러분의 모임에서 도시락을 시킬 일이 있다면 반드시 마을무지개를 찾아주세요!

 

인터뷰는 2022년 1월 6일 마을무지개 식당에서 진행했으며, 터무늬제작소의 성승현 연구원이 질문하고, 전명순 대표님과 최초초님이 답을 해주셨습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윤아 팀장과 정소윤 청년활동가가 정리에 도움을 주었습니다.❞(글_성승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명순 : 마을무지개 대표 전명순입니다.
최초초 : 마을무지개에서 일하고 있는 최초초입니다. 중국에서 왔고, 한국에 온 지는 16년 됐습니다.

 

Q. 마을무지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명순 : 마을무지개는 2012년에 설립했어요. 설립 당시에는 다문화 교육을 하는 곳이었는데, 교육을 통한 수입이 정기적이지 못하다 보니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문화 식당을 차리게 됐어요.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에 맞춰 도시락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결혼 이주 여성이고,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저녁 장사는 하지 않는 회사입니다.

 

Q. 결혼 이주 여성과 다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명순 : 예전에 제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어요. 2007년에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한국으로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도서관에서 이주 여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어요. 그 일을 하면서 결혼 이주 여성들이 경제 활동에 대한 욕구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어쩌다 보니 기업의 대표까지 됐네요^^

 

Q. 대표님 개인으로도 출자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출자하셨는데, 출자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전명순 : 터무늬있는집은 김수동 소장님이 초창기에 ‘이러이러한 거 할 거다’라고 하실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취지가 너무 좋다. 나도 출자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김수동 소장님 페이스북을 보다가 ‘출자자가 이렇게 해서 집을 마련해 청년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보게 됐어요. 그래서 ‘아, 내가 이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직 출자를 못 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닫고 바로 출자를 했습니다.

 

이후에 출자증서와 연차보고서를 받아서 읽어보니까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의미가 있는 사업인 거예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거 이렇게 나도 모르는 거 보면 이게 홍보가 잘 안 돼서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것 같아. 내가 홍보를 열심히 해야겠어!’라는 마음이 들어 우리 직원들한테 이야기했습니다. ‘이거 너무 좋은 거야, 이거 좀 해 봐!’ 하면서 말이죠. 제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설명했어요.

 

회사에서 출자하게 된 계기는 저희 회사가 다문화 기업인데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주변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공모사업 혹은 우수 사회적기업 선정과 같이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기면 고마운 분들에게 밥도 사곤 했었죠. 그런데 터무늬있는집을 알게 된 후에 직원들한테 ‘우리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100만 원씩 출자하자’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렇게 결정을 한 후에 조그만 사업이 되어서 정말로 출자를 하게 됐어요. 회사의 좋은 일을 축하하는 저희만의 방법입니다^^

 

저희가 출자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은 곧 마을무지개에 좋은 일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니,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Q. 최초초님은 출자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최초초 : 어느 날 직원회의 시간에 대표님이 터무늬있는집을 소개해주셨어요. 대표님이 출자하신 뒤에 너무 좋은 일이니 여러분도 관심이 있으면 출자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들 너무 좋다고, 출자금액도 우리가 부담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어요. 이후에 여윳돈이 생겨서 바로 출자신청을 했어요.

 

처음에 한국에 와서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할 때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던 대표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우리한테 어디 놀러 가자고도 해주시고,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그때부터 많은 사람한테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마을무지개 직원이 되어 꾸준히 월급도 받고 너무 좋아요.

 

청년들이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서 어려울 때 터무늬있는집에서 집을 마련해주니 정말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출자했어요. 출자증서를 받아서 남편을 보여주면서 제가 이야기했어요. ‘나는 대표님을 따라서 터무늬있는집에 출자를 했어요. 나중에 당신도 여윳돈이 생기서 출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돼서 어디를 가든지 집을 마련하려면 부담이 크잖아요. 부모의 마음으로 생각하니 터무늬있는집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옛날에는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제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도 너무 좋고요. 출자하기를 너무 잘한 것 같아요.

 

Q. 혹시 평소에도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요즘 청년세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전명순 : 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혁신파크의 공유 사무실에 있을 때 거기에 젊은 대표가 있었는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살면서 너무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있는 거예요. 집의 상태나 조건과 비교해 내는 비용이 너무 많더라고요.

 

새로 집을 구하러 다녔는데 겨우겨우 하나 구했다고 해서 나중에 들어보니 응암동에 있는 어느 공유주택에 들어가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관심이 있어서 자세히 물어봤더니 이전 집보다 더 적은 월세를 내는데 주거환경은 훨씬 좋아진 거예요. 그래서 그때 ‘이거 진짜 중요한 일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후에 저희 딸도 독립하기를 원해서 제가 알아보러 다닌 적이 있어요. 저희 집과 딸 회사 중간쯤으로 알아봤었는데 정말 놀랐어요. 전용 면적 6평짜리 오피스텔이었는데, 숨이 막혀서 어떻게 살까 싶은데 월세가 너무 비싼 거예요. 그것도 굉장히 큰돈인데 이렇게 열악하다니 정말 놀랐어요. 청년 주거문제는 터무늬있는집과 같은 사례도 많아져야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Q. 중국도 청년 주거문제가 이렇게 심각한가요?
최초초 : 청년들 취업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더 어려워졌고요. 예전에 마을무지개에서 잠깐 일했던 청년이 한 명 있는데 1년 동안 취업 준비만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취업하더라도 처음에는 월급이 많지 않잖아요. 월급 받아서 월세 내고 나면 살기가 너무 힘들 거 같아요. 취업에 성공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한다면 정말 허무할 것 같아요. 터무늬있는집 같은 곳에서 청년들한테 저렴한 주택을 마련해 준다면 덜 힘들 같아요.

 

지금 중국 청년들의 상황도 비슷해요. 큰 도시의 월세가 워낙 비싸서 거의 월급의 반이 나가요. 가족이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환경이 더 열악한 곳에서 살아야 하는 거죠. 월급 받아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중국 청년들이 야근을 많이 해요. 야근수당 받아서 월세 내고 밥 먹으면 그냥 끝이에요.

 

중국에도 터무늬있는집이 생기면 청년들한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청년들이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집과 같이 기본적인 게 해결돼야 청년들도 숨을 쉬면서 살 수 있고,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도와줄 수 있을 때 도와주면 청년들도 행복해질 것 같아요. 시민출자자로 더 많은 분이 동참해주시면 좋겠어요.

 

Q. 대표님께서는 결혼 이주 여성과 함께 일한 지 꽤 오래되셨잖아요. 요즘 청년세대와 결혼 이주 여성이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요?
전명순 :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까이서 접해보면 밖에서 보는 거랑 다른 부분이 많아요. 밖에서 볼 때는 이들을 단순히 도와줘야 하는 사람, 혹은 어려운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만나보면 가진 능력과 재능이 너무 많고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될 게 너무 많아요. 근데 이분들이 정착을 제대로 못 하면 이들이 가진 가능성이 그냥 사장되고, 단순 노동을 하면서 지낼 수밖에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청년들도 그들이 가진 가능성이 너무 큰데 아직 취업을 못 해서 그렇지 처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금만 뒷받침을 해주면 그 가능성이 무한대로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자립을 준비하는 동안 약간의 서포트가 필요하다는 면에서 결혼 이주 여성과 청년문제는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터무늬있는집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최초초 : 저는 대표님을 통해서 터무늬있는집을 알게 됐잖아요. 그런데 아직 터무늬있는집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더 많은 시민출자금이 모여서 더 많은 청년을 도와줄 수 있게 홍보가 많이 되면 좋겠어요.

 

전명순 : 저도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가 터무늬있는집을 알 수 있도록 많이 홍보되면 좋겠어요. 지인을 통해서만 알리는 것에는 한계가 많잖아요. 가판대 광고라든지 지하철 광고라든지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는 곳에 광고를 더 많이 하면 어떨까 싶어요. 어떻게서든 터무늬있는집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정리 _ 정소윤, 이윤아, 성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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