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고민하기 – 해방촌 ‘빈둥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든 이유

 

빈둥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더는 집주인 눈치보기 싫어!

 

집을 사겠다는 거대한 계획에 정신이 팔려 주변의 친구와 동료들도 챙기지 못하는 상태였어요. 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단체와 정책들을 수소문하던 중 터무늬있는집 청년들과 사회투자지원재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금전에 눈이 먼 상태가 상태인지라 처음엔 ‘시민출자?’, ‘전세?’ 하는 말들에만 귀가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수다를 떨면서 함께 온 강북 청년들과 터무늬있는집 활동가 사이 허물 없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 속 뭔가가 풀려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마을? 자율? 그게 다 무언가. 게스트하우스형 사회주택 그냥 접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가 강북 청년들도 빈집, 나아가 빈둥과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었음을 느껴버린 것이지요. 덕분에 사업 얘기보다 언제 다시 만나서 놀아보자 하다가 자리가 끝나버렸지만 그래서 즐거웠습니다.

 

손을 맞춰보기 전에 먼저 엉덩이를 맞대었다는 느낌이었달까요. 엉덩이를 맞댄 만큼, 같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작당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함께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관없이 자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글. 빈둥사회적협동조합 ‘준’

 

 

해방촌 빈집, 젠트리피케이션, 치솟는 전세값… 우리가 함께 고민할 문제

 

해방촌에는 빈집의 속 사정

6월 17일 경향신문 사회면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앗아간 해방촌 ‘빈집'” 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해방촌은 서울 용산동2가와 후암동 고지대 동네 일부를 지칭하는 지역으로 해방과 더불어 형성되었다 하여 그 이름이 붙었습니다.

 

예술가, 이주노동자, 청년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유입되며 해방촌에는 모두를 위한 주거공간 ‘빈집’이 생겨났습니다. 2008년 3명의 청년이 ‘여행자의 집을 만들자’는 취지로 보증금을 모아 장기투숙객(장투객), 단기투숙객(단투객) 등을 받은 게스트 하우스이자 공동체주택(쉐어하우스)입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물론 많은 구성원들이 바뀌었습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집 값도 참 많이 올랐습니다. 2015년 경리단길 열풍이 해방촌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해방촌은 관광지화와 동시에 부동산이 들썩였습니다.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월 50만원 선 가게세가 150만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해방촌 월세는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원본출처(경향신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171416001&code=940100

 

무늬있는집과 해방촌 청년들이 만난 이유

지난 8월 9일에 해방촌에서 공동거주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끌려다니느니 “차라리 집을 같이 사자!”라고 마음먹고 사회적협동조합 법인을 만들고자 하는 (준)빈둥사회적협동조합 청년들입니다. 사회주택 컨설팅 자리에서 터무늬있는집 김수동운영위원을 만나 이런 만남의 자리가 성사 되었습니다. 그자리 터무늬있는집 1호 강북 청년들도 동행 했습니다.

 

강북, 젠트리피케이션은 아니지만 우리도 비슷한 주거 고민을 가진 청년들

해방촌 빈둥 청년들이 동네 월세값이 천정부지로 뛰며 발생한 ‘빈집’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 했습니다. 강북 청년들은 이에 공감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은 없었지만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아 열악한 환경에서 공동주거 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전 어떤 집은 두 집이 현관문 하나를 같이 쓰는 구조에, 샤워하려면 서서 할 공간이 없어 앉아서 겨우 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터무늬있는집에 입주한 후 하반기에는 번동에 또 하나의 LH사회적주택을 운영해 더 많은 청년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구자진사무국장은 “터무늬있는집 프로젝트는 기금이 이미 형성되어 있어 시작한 사업이 아니었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이사장 김홍일신부가 청년들과 공동주거를 시작한 계기와 이어진 청년포럼, 주거 문제에 공감한 몇몇 이들이 모여 시민사회에서 함께 힘을 모으게 되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 했습니다.

 

 

 

고민 끝,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해방촌 빈둥의 이야기를 함께 들으며 터무늬있는집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10여년간 해방촌에서 공동 주거를 해온만큼 지역을 떠나지 않고 계속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또, 터무늬있는집 청년 그룹과 빈둥 청년들의 지속적인 만남을 약속하며 헤어졌습니다.

 

 

 

행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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