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청년주거문제 해결 위해 시민출자운동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에서 연재된 터무늬있는집 공동대표  김홍일신부의 이야기입니다. 청년들과 공동 주거하게된 이야기,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 출자 운동을 하게된 배경을 전합니다.

[역경의 열매] 김홍일 <16·끝> 하나님이 심어준 각자의 연민·선의가 모여 기적이

성도들 도움으로 여성 생활 공간 마련… 청년주거문제 해결 위해 시민출자운동

 

가난한 청년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일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희년교회에서 청년의 공동주거에 필요한 집을 마련할 방법을 논의했다. 3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교회공동체 구성원이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의 한계는 분명했다.

 

하지만 앞서 청년주거공동체인 숨과 쉼을 시작할 때의 기억은 우리의 한계를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 능력을 신뢰토록 해 주었다. 숨과 쉼의 종잣돈은 내가 가진 전세금 5000만원, 교구와 은행 대출 1억원, 성도들이 출자한 5000만원 등이었다. 먼저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고 그 나눔에 참여할 사람을 찾고 정부와 지자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모으면 새로운 창조의 역동이 가능했다.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교회와 성도, 생활하던 청년의 출자 등이 모여 여성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같은 건물 내에 따로 구하게 됐다. 2년 동안 1000만원을 무이자 출자해 준 교우가 있었고 다른 교단 성도로부터도 1000만원을 1년 동안 출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청년 공동체 주거를 위한 시민출자운동은 2003년 영국에서 만난 ART라는 지역 시민은행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ART는 지역시민들에게 1년 이상 무이자 예금을 받아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의 사회적 기업과 협동 창업에 밑거름이 되고 있었다.

 

5000명 넘는 굶주린 군중을 어떻게 먹일 수 있겠는가 걱정하던 제자들에게 주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했다.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양식을 나누는 것으로 5000명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다. 주님은 하나님 형상대로 지은 각 사람의 선의를 통해 성령께서 하실 수 있는 엄청난 기적을 믿고 행하셨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빵이, 외로운 사람에게는 친구가 영의 문제다. 오늘날 청년들에게는 주거가 영의 문제다. 기사를 보고 마음이 움직여 출자하겠다는 한 성도의 전화를 받고 난 후 나는 지금이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청년 주거문제를 시민들의 출자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무모하다고 했다. 정부와 공공에서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공공의 재원은 한정됐고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청년은 너무 많다.

 

초기 금액은 지인들의 출자로 모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들이 출자금을 찾아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출자자가 들어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도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근거는 믿음에 있다. 우리에게 겨자씨 하나만 한 믿음이 있다면 그 믿음은 산도 옮길 수 있다.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하나님께서 심어 주신 연민과 사랑은 내가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교회와 생활협동조합, 뜻있는 개인들이 운동을 함께 시작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 일을 제안했고 1000개 넘는 제안서 가운데 시민출자운동은 다섯 개 우수 사업의 하나로 선정됐다.

 

이 운동이 단지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출자자를 모으는 운동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복음적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신앙운동이라고 믿는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의 불신, 교회와 세상의 간극을 넘어서는 운동이기도 하다. 미래세대를 열어 갈 청년들이 더 따뜻한 눈길로 세상을 보고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

 

정리=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08403&code=23111513&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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