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모두들청년주거협동조합의 두더지하우스 볕드네 (부천)

모두들 청년주거협동조합은 공동체주택(두더지하우스)의 공급과 운영을 통해 대안적인 주거공동체를 형성하고, 주거 빈곤층의 자립 및 건강한 지역사회 형성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협동조합입니다. 2013년 첫 두더지하우스를 만들고 현재까지 3~5채의 두더지하우스(약 20명의 입주자)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LH협업사회적주택(부천청년주택, 약 50명의 입주자)를 공급/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지역정책제안, 마을만들기 등 다양한 지역 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더지하우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동체를 시도하며 ‘함께 사는 것’ 을 고민하고 청년이 집, 이웃, 마을과 연결될 수 있는 ‘안정적인 주거’를 고민합니다.

터무늬있는집 2호는 모두들에서는 볕드네라고 불립니다. 볕이 잘 드는 남향의 집이라서 그렇게 지어보았습니다. 대학 휴학생으로 인권/ 마을 활동을 하고 있는 동은과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선우 그리고 2019년 입주한 모두들의 뉴페이스와 셋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2호집 사람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모여 앉아 맥주 한 캔하며 수다 떠는 시간을 가장 즐거워하는 소확행을 추구하는 이들입니다!

 

 

터무늬 출자금으로 집을 구한 것뿐만 아니라 화장실 내부 인테리어를 함께 했는데요. 확실히 공간이 깔끔하고 깨끗해져서 그런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려는 노력 또한 좀 더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모두들 안에서는 집안일을 누구 한 명이 도맡지 않게 하기 위해 공론화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고, 그것은 즉 누군가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되는 상황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터무늬 2호집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쾌적한 공간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관찰하고 돌보려는 노력이 터무늬 2호집 집사람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A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금주를 선언했고, B는 하고 있는 활동과 집안에서의 일들이 너무 많아 지친 마음 상태를 집사람들에게 나누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모두들에 살면서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보았다고 해요. C는 한 지붕 살이의 부담을 즐거움으로, 그리고 조합의 여러 행사를 파티로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말 터무늬 정례모임을 했던 게 너무 좋았는데요. 마침 개인적으로 모두들 활동을 하며 생기는 고민들이 해결되지 않고 쌓이는 느낌이라 답답하던 차에 다른 운영기관을 만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였습니다. 모임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렵게 고민하고 쉽게 해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은 이전부터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어려운 고민의 자리를 기꺼이 만드는 공간으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안일, 비폭력적 관계, 건강한 대화 전략, 공동체성에 대해서 말이죠. 그러나 고민의 자리에 동참하는 조합원이 지치지 않도록 스킨쉽을 통해 문화 컨텐츠를 통해, 게임을 통해, 여러 가지 소스를 활용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터무늬 정례모임이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사해요!

 

 

터무늬에서의 활동은 어떤 것이든 저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고 필요한 고민과 불필요한 고민을 가르는 기준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때로는 너무 꽉 차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좋은 사례를 듣고 나면 들은 내용에 대해서 곱씹어보며 노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음 일정이 연이어 있으면 사실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들이 금방 휘발되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사이사이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안 한다. 일정이 비어 있다. 허술하다. 성기다. 이런 느낌이겠지만 속에서는 그 시간에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인정되는 프로그램들이 기획되면 좋겠습니다.

 

 

터무늬 있는 집은 집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공간으로 보는 데 동의하는 선배 세대와 청년 세대가 만날 수 있는 중간 지점인 것 같아요. 집이 나에게 조금 더 안전한 공간이 되는 것과 별개로 나의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데 누군가가 기여하고 품을 들이고 있다는 감각이 되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이 저에게는 더 많이 필요해요. 그래야 이 허덕이며 사는 인생의 과정 중에 조금 더 자신을 믿고 세상을 믿고 활동할 수 있으니까요.

출자자 분들에게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집이 너무 좋아요! 청년 세대로서 선배세대의 응원하는 마음을 받아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의미있는 관계와 활동들을 쌓아나가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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