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행사]우리의 터무늬있는 인연은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거에요. (터무늬있는집 '안녕' 파티 후기)

2026-06-23


지난 5월 22일(금) 저녁, 충무로에 위치한 '공간채비'에서 터무늬있는집 출자자와 후원자, 청년단체, 그리고 터무늬있는집을 기억하고 싶은 시민 약 40여 명이 모여 터무늬있는집의 마지막 행사인 <터무늬있는집 '안녕' 파티>를 진행했습니다. 


작년 12월,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회와 터무늬있는집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터무늬있는집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2026년도 총회를 터무늬있는집 사업을 종료하는 '마무리 총회'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김수동 명예소장('전' 소장님은 어감이 안 좋아 제 마음대로 '명예'소장 직함을 드렸습니다^^)님이 터무늬있는집이 그동안 품어온 시간의 결을 생각할 때 '마무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이번 총회를 끝을 선언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나온 시간을 서로의 얼굴 앞에서 다시 확인하는 자리로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이번 총회는 터무늬있는집 마무리 총회가 아닌 <터무늬있는집 '안녕' 파티>가 되었습니다.


김수동 소장님이 초대의 글에서 쓰신 것처럼 이번 안녕파티는 오랜만에 마주 앉아 건네는 반가운 인사인 “안녕?”, 곧 다가올 이별을 알고 있기에 조용히 나누는 인사인 “안녕”,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향해 서로에게 건네는 마음인 “부디 안녕하기를”이 모두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인 분들도 간혹 있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서로를 마주한 반가움과 그동안 우리가 함께 쌓은 8년의 추억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며 유쾌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터무늬있는집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다른 방식의 집'에 대한 이야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지고, 그렇게 또 다른 터무늬에서 만나게 되길 바라며 인사했습니다.



터무늬있는집 8년의 숫자와 말, 그리고 사람들


안녕파티에 오신 분들이 터무늬있는집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며 입장할 수 있도록 공간채비 앞마당을 '환대와 추억'이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한켠에는 지금까지 터무늬있는집에 출자와 후원으로 참여해주신 분들과 터무늬있는집과 함께 했던 청년단체의 명단을 설치하고, 다른 한켠에는 총 19호의 터무늬있는집이 어디에 자리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를 설치했습니다. 


터무늬있는집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숫자와 멘트 11개를 뽑아 '터무늬있는집 8년의 숫자와 말들'이라는 이름의 전시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터무늬있는집은 OOO이다'는 스티커를 만들어 방명록을 대신해 터무늬있는집과의 추억을 한 문장으로 직접 남길 수 있게 했습니다. ('터무늬있는집 8년의 숫자와 말들'은 위에 있는 영상과 아래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터무늬있는집 가족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터무늬있는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과 서운함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누구도 쉽게 꿈꾸지 못할 일을 우리가 힘을 모아 해냈고, 이렇게 즐겁게 끝맺음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터무늬있는집 가족은 모두 행복한 사람입니다. 


모든 분들이 반가웠지만, 터무늬있는집 1호 출자자인 곽은이 출자자님과 이제는 엄마가 되어 남편과 딸과 함께 참석한 성북청년시민회 소금(박동염)의 방문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터무늬있는집 청년들이 다과를 준비하고, 행사장을 세팅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등 많은 손길을 보태주었습니다. 터무늬있는집을 거쳐간 많은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또 새로운 터무늬있는 열매를 맺기를 기대합니다.     



아쉬움이 아닌,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했던 안녕파티


터무늬있는집을 처음 제안했던 김홍일 신부님의 인사말로 안녕파티를 시작했습니다. 신부님은 '숨과 쉼' 청년생활공동체의 경험을 바탕으로 터무늬있는집을 처음 제안했을 때 가졌던 마음을 다시 회상했습니다. 이렇게 안녕파티에 함께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그 당시 품었던 목적이 많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우리 사회에 선한 일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그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이 계속 커지는 것, 그것이 터무늬있는집을 통해 신부님이 하고자 했던 운동의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 제가 터무늬있는집의 역사를 10개의 사건으로 정리한 '터무늬있는집 8년의 순간들' 프리젠테이션 시간이 있었습니다. 총 10개의 '시작의 순간', '확장의 순간', '도전의 순간'으로 지난 8년의 시간을 간략하게 요약했습니다.(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PPT 파일을 올려두었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후 이병학 소장님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소장님은 터무늬있는집이라는 이름이 없던 시절, 신부님의 제안으로 준비모임을 하던 시기에 소장을 맡기로 했으나, 터무늬있는집이 본격적으로 출범을 한 직후 다른 공직을 맡게 되어 아쉽게 소장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6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터무늬제작소 소장으로 복귀하였고, 많은 고민과 시도 가운데 결국 마무리를 하게 된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시기에 소장으로서 터무늬있는집의 앞날을 함께 고민해주고, 마무리까지 안정적으로 해주신 이병학 소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안녕파티의 메인 순서는 김수동 소장님이 진행한 "시작과 끝에서 '안녕'이라는 인사를 나누다" 시간이었습니다. 안녕파티의 참석자가 한 명도 빠짐없이 무대에 나와 터무늬있는집과의 추억과 소회를 나누며 마지막으로 '안녕'이라 인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추억이 있었습니다. 터무늬있는집 출자자와 후원자가 된 계기와 동기도 저마다 다르고, 터무늬있는집에 살았던 청년들이 생각하는 터무늬있는집의 의미도 저마다 달랐습니다. 터무늬있는집의 시작과 함께 했던 초대 실무자 이영림 팀장님의 터무늬있는집에 대한 추억도 달랐습니다. 팀장님은 출자금을 모으고, 청년을 조직하는 등 실무자가 감당해야 했던 막막함과 어려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많은 보람과 경험 등을 솔직하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저마다의 터무늬있는집 이야기는 다르지만, 터무늬있는집 가족이라는 자부심과 뿌듯함만은 모두가 똑같았습니다. 모두가 한 마디씩 이야기를 한다고 했을 때 자칫 지루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또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난 시간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앞으로의 다짐과 희망의 이야기 같았고, 지루함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또 다른 터무늬있는 자리에서 만나길 기대하며


터무늬있는집에 전하고 싶은 마지막 인사의 말을 편지에 적어 비행기로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며 안녕파티가 끝났습니다. '청년주거' 사업이었던 터무늬있는집의 힘은 관계에 있었습니다. 출자자와 후원자, 청년단체, 그리고 터무늬제작소는 집을 매개로 만나 '좋은 집'과 '좋은 사회'에 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함께 실천하는 운동이었습니다. 그렇게 맺어진 우리의 관계는 사업이 끝난다고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터무늬있는 인연은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것이고, 또 다른 터무늬있는 자리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때 또 반갑게 인사 나눌 수 있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한 사람들이 모여 선한 작당을 하는 자리라면 거기에는 언제나 터무늬있는 가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안녕파티의 캐치프라이즈처럼 우리가 함께 만든 집이 여러분의 삶에 연대의 무늬로 남기를 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안녕, 터무늬있는집'     


글쓴이_성승현 선임연구원(사회투자지원재단 터무늬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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