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청년단체 인터뷰] 공간과 도시의 지속가능함을 꿈꾸는 임팩트 디벨로퍼(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

도시혁신그룹 무브번트의 김우웅, 정재욱, 한준수(왼쪽부터)

 

❝1인 가구 생활의 필요를 담아낸 공간, 콘텐츠, 커뮤니티에 대해 고민하며 활동해온 터무늬있는집 청년 팀을 만나고 왔습니다. 지난 6월 옥인동에 있는 터무늬있는집에 새로 입주한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입니다. 용산에서 창업 공간을, 압구정에서는 커뮤니티바를 운영하며 공간을 통한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는 청년팀의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본 인터뷰는 2023년 6월 21일(수) 옥인동의 터무늬있는집 15호에서 진행했으며, 터무늬제작소의 성승현 선임연구원이 질문했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재욱 :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의 대표 정재욱입니다.

 

한준수 : 저는 무브먼트 멤버 한준수입니다. 주중에는 개발자로의 본업에 매진하고, 주말에는 무브먼트에서 운영 중인 커뮤니티바 스틸헝그리의 사업 기획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우웅 : 저는 무브먼트에서 직원 관리나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공간 운영 총괄매니저 김우웅입니다.

 

Q.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정재욱 :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는 청년들에게 더 좋은 공간을 제공해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주식회사입니다. 2021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선정되고, 같은 해 6월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주)를 설립해 지금까지 공간 관련한 일들을 해왔습니다.

 

도시공원의 활용과 공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었고, 2022년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창업가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과 교육을 제공하는 <용산전자 상상가>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또, 용산 나진상가를 활용해 DIY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보거나, 1인 창업가가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디지털 대장간>을 운영하기도 했고요.

 

2023년부터는 서울시로부터 <서울글로벌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며 글로벌 투자유치를 위한 지원업무부터, 창업 지원 비자 상담,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으로는 서대문구와 함께 청년주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공간이 더 좋은 공간인지에 대해 논의해보는 포럼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압구정에서 새롭게 스틸헝그리라는 커뮤니티 바를 시작했습니다.

 

Q. 지금까지의 활동은 공간 운영에 비중을 두었던 것인가요?

 

정재욱 : 맞아요. 창업 공간 운영에 많은 비중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방치되어있거나 활용되지 못하는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일에 가장 관심을 두고 활동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브먼트를 설립하기 전 전국 최초로 1인 가구를 위해 설립된 지원센터인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센터장을 맡아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1인 가구를 위한 더 나은 사회주택을 만들어 보고 싶어 창업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환경적, 정책적 변화로 사회주택 사업을 진전시키지는 못했지만요.

 

주거 공간으로 시작해 창업 공간, 업무 공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동의 관심사를 확장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무브먼트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활동의 방향은?

 

정재욱 : 고민되는 지점이 있기는 합니다. 무브먼트가 공간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기에는 자본력이나 자원이 아직 충분치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은 서울시와 함께 위탁 또는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무브먼트의 강점을 살려 공간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2024년에는 지원센터와 같이 고유의 목적을 가진 위탁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무브먼트만의 지향을 담은 우리만의 공간을 직접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무브먼트가 겪은 좌절과 도전은?

 

정재욱 : 저희가 터무늬있는집에 입주를 준비할 시점에 3개의 공간을 운영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나는 옥인동 터무늬있는집의 입주이고, 또 하나는 근처의 커뮤니티 공간을 위탁 운영하는 것, 마지막은 행정안전부의 ‘지역자산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조그마한 건물을 매입해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역자산화 지원사업과 근처의 커뮤니티 공간 위탁 운영이 불발되며 좌절을 겪었습니다. 설계 단계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해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예산 집행이 안 됐어요. 방치된 유휴공간을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 공간으로 바꾸려는 도전과 고민은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시혁신그룹 무브먼트가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바 ‘스틸헝그리’

 

Q. 창업 공간을 운영하던 무브먼트가 압구정에 커뮤니티바를 오픈하게 된 배경은?

 

정재욱 : 도시재생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소셜벤처 블랭크라는 곳에서 커뮤니티 바를 운영한다는 것 들어보셨나요? 손님들이 술 먹고 돌아가는 바가 아니라 방문한 사람들끼리 재밌는 것도 해보고, 마음에 맞는 사람도 만나고, 돌아가며 주제를 가지고 호스트가 되어보는 경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블랭크 사례와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커뮤니티바는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블랭크의 사례는 지역성과 인적 네트워크 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압구정은 매우 상업적인 지역이라 임대료도 매우 비싸거든요. 그래서 지역주민이 이용 대상이 되기보다 압구정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투자자 혹은 후원자 그룹과 창업자와 크리에이터를 매칭하는 커뮤니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남구에서 1인 가구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센터를 운영하면서 9시에 문을 닫아야 하고, 정작 모임이 필요한 저녁 시간에는 모임을 진행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거든요. 무브먼트가 전체 공간을 임대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식당 겸 카페 공간이 문을 닫아 운영하지 않는 9시 이후 시간에만 저희가 사용하는 형태예요.

 

Q. 다른 두 멤버는 커뮤니티바 운영을 염두에 두고 영입하신 건가요?

 

정재욱 : 네 맞아요. 식음료 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알고 지내던 두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김우웅 : 제가 사실 F&B 관련 개인 사업을 운영하다 코로나19 시기와 겹치면서 최근 몇 년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그때 정재욱 대표로부터 위로도 많이 받고 커뮤니티바에 관한 비전과 고민도 나누다가 제안을 받고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한준수 : 전 코로나 직전에 닭갈비집을 창업했던 경험이 있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참여를 하게 된 거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러 준비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사업장을 정리하고 무브먼트에 합류하고 주중에는 개발자로 일하며 주말에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의 활동을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정재욱 : 저희 스스로를 임팩트 디벨로퍼라고 부르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의 활동이 그런 역할을 해왔나 되짚어보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긴 합니다. 다만 무브먼트의 사람들은 공간이나 건물을 잘 만든 다음에 팔고 떠나버리는 게 아니라 도시 차원에서 공간을 고민하고,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를 헤아려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지향점을 담아 우리를 임팩트 디벨로퍼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지난 7월 27일(목)에 진행한 터무늬있는집 15호의 오픈하우스 모습

 

Q. 터무늬있는집 입주 계기는?

 

정재욱 : 개인적으로 고시원에도 살아보고, 코리빙 하우스에도 살아보며 다양한 주거경험을 했어요. 그 기반으로 좋은 집을 만드는 사업을 구상해 보기도 했고요. 한 10여 년간 저 자신을 주거 문제의 당사자라 생각하고 있었기도 했고요. 옥인동 커뮤니티 공간 사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때마침 터무늬있는 희망아지트 공모를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운명처럼 이 공간을 운영하는 데에 우리가 딱 적합하겠다고 생각하고 지원한 거죠.

 

Q. 터무의있는집에 입주하고 한 달 정도 살아본 소감은?

 

한준수 : 제가 낮에는 회사 일을 하고, 퇴근하고 오면 나머지 두 명은 커뮤니티 바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거의 주말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직 같이 여러 가지 일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주거 만족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일을 같이한다는 게 의미가 있기도 하고요. 집에서 같이 요리도 해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좋네요^^

 

Q. 앞으로 터무늬있는집 공동체 살이를 통해 기대하는 바나 계획하고 있는 것은?

 

정재욱 : 저는 함께 산다는 게 기대가 되면서 한 편으로는 부담도 되었던 게 사실이에요. 막상 입주해보니 생각보다 더 좋네요. 함께 행복하게 살자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또, 여러 사람도 초대하고 싶고 커뮤니티 공간 운영의 못다 이룬 꿈을 앞으로 이 공간과 마을에서 펼쳐보고 싶어요. 앞에 카페 사장님께 인사하고 이야기 나눴더니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같이 프로그램도 하자고 제안해 주셨어요.

 

지난 터무늬있는집 청년 네트워크 모임 때 여러 팀 만나 이야기 나누어서 좋았어요. 문화예술 쪽 단체가 많아 당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저희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바나 공간도 함께 연계해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터무늬있는집을 함께 만들고 있는 출자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재욱 :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출자자분들과 재단에 감사하고 있어요. 시민출자자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청년주거 문제를 위한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웠을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터무늬있는집 같은 활동이 더 커지고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지내는 동안 많은 활동을 통해 이후에는 시민출자자가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정리_이영림

 

 

행사후기

댓글

*